당신과 당신의 동료가 14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서 한 점포에서 일한다고 하자. 어느 날 당신 가게의 사장이 당신과 당신의 동료를 불러서 이야기한다. 가게의 사정이 어려워서 내년에 월급을 동결할 것인지, 아니면 월급을 160만원으로 올리되 당신과 당신의 동료 중 한 명은 그만두든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하자. 다만 160만원으로 올리는 경우 당신과 당신의 동료 중 누가 그만 둘 것인지는 완전히 무작위적으로 결정된다고 하자. 당신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그냥 140만원 받고 계속 일할 것인가, 아니면 160만원을 받을 확률 50%를 선택할 것인가? 상경계열 대학에서 1학년때 배웠던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꺼내보면 최저임금제도의 경제적 효과를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림 (a)에서 최저임금을 설정하기 전 균형임금은 We이고 최저임금이 W*로 설정되면 (L2-L1)만큼 미숙련노동시장의 실업이 발생한다. 고용주들의 잉여는 그림의 A+B+C영역에서 영역 A로 변하므로 고용주들은 B+C영역의 면적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노동자들의 잉여는 D+E+F에서 B+D+F로 변하므로 B영역의 면적만큼 노동자들의 잉여가 증가하면서 E영역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요컨대 실효성있는 최저임금제를 실시하면 미숙련노동시장에서 실업이 발생하고 고용주들의 잉여가 감소하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최저임금제로 인한 노동자들의 손익은 영역 B와 E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어느 쪽이 더 큰지에 달려있다. B영역만큼의 잉여증가분은 최저임금의 설정 이후에도 계속 일하면서 인상된 임금을 받게 된 노동자들의 이익이며 E영역만큼의 잉여손실은 최저임금으로 인하여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입게 되는 피해이다. 그림 (a)를 보면 B의 면적이 E의 면적보다 훨씬 크므로 비록 미숙련노동시장에서 일부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노동자 집단 전체적으로는 최저임금제로 인한 이익이 크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 그러나 B의 면적이 E의 면적보다 커 보이는 것은 내가 그림을 그렇게 그렸기 때문이지
□ 전략 싱가폴에서 열릴 북미정상회담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북핵 협상게임의 경기자인 트럼프와 김정은, 그리고 각자가 놓인 협상의 내부환경에 대한 진단[1],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 프로그램 내용과 비핵화에 따른 보상체계 전망[2]에 이어서 이 글에서는 북핵 협상게임의 내쉬균형을 찾아 협상의 합의를 예상해 보고자 합니다. 게임이론에서 전략(strategy)이란 경기자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계획을 의미합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싱가폴의 회담에서 김정은은 비핵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자신이 주장하던 소위 ‘단계적 조치’를 선택할 수도 있고 미국이 요구하는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를 수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직전의 포스팅[2]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와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조치’ 사이에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차이를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기서는 김정은이 선택가능한 전략 중 ‘단계적 조치’는 2년 이상 또는 부대조건을 추가한 비핵화를, CVID는 2년 이내의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합시다.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보상체계를 선택해야 하는데, 북한은 이른바 ‘동시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고 미국의 입장은 비핵화의 ‘완결후 보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여기서 보상내용은 대북 경제제재 해제와 같은 경제적 보상일 수도 있고, 미국의 불가침 공약, 한국을 위한 미국의 핵우산을 제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그리고 북미수교 등이 있을 수 있겠죠[2]. 이 글에서는 일단 보상내용보다 보상의 시기를 기준으로 트럼프가 선택가능한 전략을 ‘동시적 조치’와 ‘완결후 보상’으로 분류하겠습니다. □ Payoff 각 경기자가 선택가능한 전략들을 식별했으면, 다음으로 경기자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서 각자 얻게 되는 Payoff를 평가해야 합니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각자 (단계적 조치, 동시적 조치)라는 전략을 선택한 경우를 고려해봅시다
□ Prologue 제목을 써 놓고 보니 김정은이 확실히 싸가지가 없네요. 영어로 써보니 우리말로 어감이 잘 전달되지 않지만 Rocket Man 보다야 Dotard가 확실히 욕설에 가깝죠. 저는 아직도 트럼프가 정의용 실장을 통한 김정은의 협상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미가 대북제재와 압박을 하다가 실효성 있는 제재가 시작된 지 겨우 몇 달 만에 협상제안을 덜컥 받아버린 것이 아직도 아쉽습니다. 한미가 대북제재와 더불어서 군비확장을 지속했다면 북한이 한미보다 먼저 지칠 것이고, 그렇게 북한이 지쳐서 버티지 못해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결심해야만 핵폐기의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1] 그러나, 지난번에 포스팅한 것처럼 일단 북핵의 폐기를 위한 협상이 시작된 이상 이 협상은 반드시 타결되어야 합니다.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덮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무엇이든 후속조치가 있기 마련이지요. 빅터 차 교수는 협상을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었죠. [1] 북미의 정상회담이 다가오니 다시 북핵 협상관련 포스팅을 이어 나가야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협상가로서 트럼프와 김정은, 그리고 각자가 놓인 협상의 내부환경을 진단해보겠습니다. □ The Dotard 트럼프는 확실히 어수선한 사람이었습니다. 싸가지 없이 대응하는 김정은을 향해 회담취소를 통보했다가 김정은이 숙여오니 금방 다시 회담을 받아주었습니다. 사업가 출신답게 최후통첩 제안에 능숙함을 보여주었죠. 트럼프 식의 최후통첩은 거래를 흥정할 때 자주 나타나는 방식입니다. 엄마들이 가격흥정을 하다가 토라져 돌아서 버리면 상인이 뛰어나와 팔을 붙잡으면서 물건의 가격을 깎아주는 식입니다. 사업가로서는 성공했다 하지만 정치가로서 트럼프는 한계가 많은 사람입니다. 미국의 대통령들은 대부분 상원의원, 주지사, 부통령 출신이지요. 그런데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 중 유일하게 정치경력이 전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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