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계) 가구당 처분가능소득

오래간만에 경제통계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통계청에서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에 나타난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계의 세전소득에서 세금,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차감한 것입니다. 가계가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하지요.

■ 소득 5분위별 처분가능소득
위 그림은 전체가구와 소득 5분위별 처분가능소득의 추이를 나타냅니다. 가장 최근의 데이터인 2018년 4분기의 경우 전체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65만2천원이었습니다. 최하위계층인 소득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8만8천원에 불과했고 최상위계층인 소득 5분위 가구는 726만원이었습니다. 중간계층인 3분위 가구는 월평균 330만5천원의 처분가능소득을 얻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득의 분포는 우편향(right-skewed) 분포이기 때문에 월평균 소득이 3분위 소득보다 더 높게 나타납니다. 가구소득처럼 편향성이 강한 자료는 전체가구의 평균보다는 3분위 가구의 소득이 대표값으로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 소득 5분위별 처분가능소득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
두 번째 그림은 5분위별 처분가능소득 자료를 가지고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의 추이를 그린 것입니다. 그림을 보면 4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전체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조금씩 성장해왔지만 3분위 소득을 대표값으로 삼을 때 2018년의 소득은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둘째, 전반적으로 분위별 소득 성장률의 차이가 2018년도에 커졌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셋째, 소득 최상위계층인 5분위는 대략 2017년 3분기부터 소득성장의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넷째, 최하위계층인 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성장률의 변동이 심한데, 특히 2018년에 1분위의 소득은 대폭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작년 4분기의 경우 5분위와 1분위의 성장률 차이가 최대였는데, 5분위의 처분가능소득은 전년대비 8.6%나 증가한 반면 최하위계층인 1분위는 -19.5%라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살인적인 소득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배율
마지막으로 처분가능소득으로 측정한 5분위배율의 그림입니다. 5분위배율은 소득분배의 지표로 자주 사용되는 것으로서 5분위의 소득을 1분위의 소득으로 나눈 것입니다.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2017년까지는 5분의의 소득이 1분위의 6배 내외의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작년 1분기에는 7.89배로 갑자기 치솟아 올랐고 이후 6.89-7.39-7.53배로서 유례없는 소득불평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의 소득분배 상태를 보건대 이른바 우리사회의 귀족 집안들은 좋아서 찢어지는 입을 애써 감추며 표정관리를 하고 살만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고, 서민 가구들은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새어나올 정도로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됩니다.

좌파든 우파든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 이렇게 매우 심각해진 소득불평등은 금수저니 흙수저니 수저론을 펼치면서 경제정의를 외치던 당신과 당신이 뽑은 정권이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미조차 보이지 않기에 당신이 귀족이 아니라면 끝이 보이지 않는 당분간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살든지, 아니면 목이라도 매든지 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드립니다.

지난번의 포스팅에서 했었던 말을 그대로 다시 하겠습니다.

“경제학자들 중에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제시하는 자들이 있었겠죠. 정치인에게는 자기 입안의 혀처럼 그가 듣기 좋아할 소리를 해주는 폴리페서들이 옆에 붙기 마련입니다. 소득을 올려서 경제성장을 한다하니 멍청한 정치인은 얼마나 귀가 솔깃했겠습니까!

정치 리더가 반드시 경제전문가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듣기 좋아하는 소리만 콕 집어서 해주는 폴리페서의 정책과 정상적인 경제정책을 구별할 줄은 알아야 합니다. 애초에 그 정도도 구별 못하는 멍청한 자가 주위에서 빨아대 주기만 하니 지가 능력이 되는 줄 착각하여 대통령하겠다고 나선 것부터가 분수를 모르는 짓이었습니다.”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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