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유엔사 해체 노리나?

지난번에 저는 게임행렬을 그려가면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담결과를 예측했었습니다. “북핵 협상게임의 내쉬균형”이라는 포스팅에서 저는 게임이론을 적용하여 두 사람의 회담결과 김정은은 비핵화의 ‘단계적 조치’를 선택하고 트럼프는 북한 비핵화의 ‘완결후 보상’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측했었죠. 그리고 (단계적 조치, 완결후 보상)이라는 내쉬균형은 김정은과 트럼프가 서로 상대가 요구하는 것을 수용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었습니다. 즉 (단계적 조치, 완결후 보상)이라는 내쉬균형은 협상을 아예 안한 것과 같으며 북핵 협상게임은 내쉬균형에 이르면 사실상 김정은이 승리한 것이라고 평가했었습니다. [1]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게임의 결과는 저의 예측과 거의 완전히 일치했습니다. 두 사람의 회담결과 발표와 이후 북미간 후속협상의 진행과정을 보도로 접하면서 저의 예측이 너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아서 저 스스로도 놀랬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일찌감치 문재인은 Broker이고 Devil's Advocate이라고 평했었는데[2], 최근 외신들이 문재인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라고 평하고 있죠[3]. 판문점선언은 항복선언이라는 저의 평도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4]. 지난달의 군사분야 합의, 문재인은 진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불행히도, 저의 예상이 모두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다시 하는 것은 자화자찬을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외교.안보.군사분야의 전문가도 아닌, 아마추어 블로거에 불과한 저의 예상과 해석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사실이 무어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비전문가인 저의 예측이 계속 잘 맞는다는 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트럼프.김정은.문재인 3인의 속내가 너무 얕아서 아마추어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며 이들 각자의 노림수가 너무나 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이 소망스러움을 갈구한다고 해서 위정자가 소망이 현실화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은 짓입니다. 한국인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고 남북이 공존하면서 민족의 평화로운 통일로 나아가기를 소망하지요. 문재인은 한국인들이 듣고 싶은 소망을 마치 현실화된 것처럼 말해 줌으로써 정치적 이익을 얻고 있을 뿐입니다. 문재인은 정직하지 않은 자입니다.

솔직히 말해봅시다. 당신들이 틈만나면 입으로 팔아대는 ‘민족’이 과연 모든 가치의 최우선입니까? 한국인들의 민족주의는 Nationalism 보다는 Ethnicism에 가깝죠. 그리고 다소 위선적입니다. 한국인들은 민족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우면서도 실상은 같은 민족인 연변조선족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죠. 한국인들의 민족주의는 도덕을 빙자한 이기주의에 가깝습니다.

한국에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자고 할 때는 현재의 집권세력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자는 것이냐며 비난하더니만, 이제는 NL들이 북한이 핵보유하면 어떠냐, 통일되면 우리 것이 될 것이므로 좋은 것 아니냐는 말을 은근히 퍼뜨리는 것 같습니다. 생각 좀 합시다. 이미 우리는 4000여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핵무기가 필요하면 이것을 핵무기로 만들면 되는데 뭐하러 김정은에게 돈을 바쳐가면서 북한 것을 사옵니까. 통일되면 우리 것이라는 말은 북의 핵보유를 인정하기 위해 삐뚤어진 민족주의를 이용한 NL들의 심리전술입니다.

문재인이 말하는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란 김정은 정권의 영구적 집권 보장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평화가 일상이 되었다는 말은 당신의 마누라와 딸래미가 북돼지를 동경하는 것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라는 것과 같은 것이죠. 종전선언은 일단 하고 나서도 나중에 되돌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까? 어떻게 되돌릴 겁니까? 다시 전쟁상태로 되돌아가자는 것입니까?

제가 자료를 찾아보니,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은 종전선언을 요구하면서 유엔사를 해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을 했다는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종전선언을 해주고 나면 NL들은 유엔사 해체를 노릴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한국이 단독으로 휴전선의 관할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으니까요.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은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고 하지만 김정은과 그의 수석대변인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선언에 매달릴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일단 종전선언을 받아내고 나면 NL들은 유엔사 존치의 명분없음을 끈질기게 유포할 것이고 정권은 이를 방치함으로써 결국 미국이 못견디고 스스로 유엔사를 해체하도록 유도하리라 봅니다.

유엔사는 문서상으로만 존재하는 군대이지 해체돼도 안보상 아무 문제도 없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그렇지 않습니다. 유엔사는 법적으로 휴전선의 관할권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사시 6.25 참전국 군대의 소집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있는 유엔사는 일본의 유엔군 후방사령부와 연결되어 있어 유사시 일본에 주둔해 있는 주일미군이 우선 참전토록 하고 있습니다. 유엔사가 후방사령부를 통해 주일미군까지 지휘함으로써 주한미군사령관이자 한미연합사령관인 유엔사령관은 유사시 일본까지도 병참기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기도 전에 이런 기능을 가진 유엔사를 해체하자는 것은 반역자나 할 말일 것인데, ‘김정은이 불러내니 부리나케 판문점으로 달려갔던 자’가 종전선언에 안달이 난 것을 보면 아마도 유엔사 해체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듭니다.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은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목적부터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1] 북핵 협상게임의 내쉬균형
https://forestofscholar.blogspot.com/2018/06/blog-post_9.html

[2] The Dotard and Rocket Man
https://forestofscholar.blogspot.com/2018/05/the-dotard-and-rocket-man.html

[3] 외신 "文 대통령, 김정은 수석 대변인 됐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27/2018092703586.html

[4] 판문점선언은 항복선언
https://forestofscholar.blogspot.com/2018/09/blog-post_18.html


#북한  #북핵  #유엔사  #종전선언

댓글

  1. 아무래도 돗자리 깔아야겠습니다.

    제가 15일에 종전선언 주장이 유엔사 해체를 노리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19일 VOA에 따르면 북한이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를 촉구했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11&aid=0003421108

    이제는 제 예상이 들어맞는 게 아예 무서울 지경입니다.

    북한이 종전선언 주장의 목적을 직접 밝힌 셈이니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은
    종전선언을 요구하는 목적을 밝힐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문재인은 믿을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김정은이 불러내니 부리나케 판문점으로 달려갔던 자’는
    북한의 비핵화나 북한주민들의 인권개선, 한국의 안보는 개뿔 관심조차 없고
    그저 한국인들이 북돼지 정권을 영구히 일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최종적인 목적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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